4 / 9 (월) 봄꽃 천 원
저녁스케치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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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만한 봄화분 안에
시장통 골목이 흔들리고 있네
신발들 하늘 딛고 휘청이네
봄꽃 천 원, 쪽지를 달고
살랑살랑 살가운 얼굴 속에
팔락이는 여섯 살 내 치맛자락
홀로 팽팽하던 꼬리 연 아직 눈부시고
아버지의 짐자전거 저만치 달려오네
노오랗게 묻어나는 사람들
천 원어치 꽃가루를 따라
황사하늘 어디든 갈 수 있으리
목덜미에 돋는 떡잎 한 장

김수우 시인의 <봄꽃 천 원>


시장통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어
‘뭘 팔길래 저러나’ 하고 보니
앙증맞은 화분들이 쪼르륵 놓여있을 때 있죠.
그 작은 화분들이 얼마나 기쁨이 되는지...
이천원, 삼천원...
가벼운 값에 데려온 화분 덕에
우리 마음에도 떡잎 한 장 돋아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