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아파도 강을 찾았었다
늘 거기 있어 편안한 강에
팔매질하며 던져버린 게 많았지만
그 바닥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강이니까 걸러내고
그저 물이니까 제 길 가는 줄 알았다
해질 녘 붉은 상처도
강은 깊이 끌어안고 있었고
나는 긴 그림자만 떠안겨 주었다
피울음을 토하기 시작했을 때도
강은 같이 흘러주지 않는 것들을
꼬옥 감싸고 있었다
등 떠밀려 굽은 갈대의 손짓
바다 어귀까지 따라온 붕어의 도약
아파도 같이 흐르면
삶은 뒤섞여서도 아름다우리라고
불현듯 내 가슴에도
푸른 강 한 줄기가 흐르는 것이었다
김구식 시인의 <때로는 강도 아프다>
힘들 때마다 찾는 곳이 있죠.
그곳은 강일수도 있고, 바다일수도 있고,
엄마 품일 수도 있겠죠.
내가 아픈 얘기를 쏟아내면
그곳, 그 사람의 마음도 무거워지겠지만...
서로 듣고 들려주며
아파도 함께 견디는 게 삶이 아닐런지요.
서로에게 기대면 함께 설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