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호텔에서 지구를 보면
우편엽서 한 장 같다.
나뭇잎 한 장 같다.
훅 불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연약하기 짝이 없는 저 별이
아직은 은하계의 오아시스인 모양이다.
우주의 샘물인 모양이다.
지구 여관에 깃들어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만원이다.
방이 없어 떠나는 새· 나무· 파도· 두꺼비· 호랑이· 표범·
돌고래· 청개구리· 콩새· 사탕단풍나무·
바람꽃· 무지개· 우렁이· 가재· 반딧불이…… 많기도 하다.
달 호텔 테라스에서 턱을 괴고 쳐다본 지구는
쓸 수 있는 말만 적을 수 있는 엽서 한 잎 같다
박용하 시인의 <지구>
우주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와 비슷한 은하들이
1천 억개는 더 있다고 하죠.
저렇게 크고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를 본다면
지구는 얼마나 연약한 행성이고
그 속에 사는 우린 얼마나 더 여린 존재일지요.
이 작은 곳에서 복닥거리는데 강한 척 하지 말라고
나무잎 크기니, 엽서만한 크기니 해보는 거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