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8 (수) 자라나는 용서
저녁스케치
20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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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일로 하자
한 번만 봐달라, 이제 와서

없던 일이 될 수 없고
한 번만 봐 줄 수 없는 일은, 대체
어떻게 자라 어디로 갈까?

오래 달려온 말에는 오해가 들어 있다
발길 끊어진 밭에 제멋대로 자라나는 잡풀처럼,

풀의 말은 풀만 알아듣고
손가락만 한 풀잎들은 손가락만 한 하늘을 가리고

오래 만난 사람을 어쩐지 오늘은 만나고 싶지 않은 날

있던 일이 없던 일이 되려면
얼마나 오래 달려야 할까?

아무 생각 없을 때까지 오래
오래 달렸다 오해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임창아 시인의 <자라나는 용서>


친하게 지냈지만
어느 날 등을 돌리게 된, 그런 사람이 있나요?
혹시 아직 연락하지 못했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화해해보는 건 어때요?
어쩌면 날개를 단 듯 홀가분해지는 건
상대방이 아니라 나일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