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서울로 오는 버스를 타고
동서울 버스터미널에 내리니
할머니 한 분이
자기 키보다 더 큰
배낭을 짊어지고
거기다가 두 손에는
또 보따리까지 들고 내린다.
배낭에는 마늘이 들어 있고
보따리에는 애호박 몇 개
고추와 참깨가 들어 있다.
아들네 집인지
딸네 집인지 가는가 보다
지하철 강변역 쪽으로
함께 걸어가면서
"할머니 이 무거운 것을
어떻게 들고 가시려고 가져 오셨어요!"
하며 보따리를 모두
건네 받아 들어드리자,
"마음을 담아왔지 별 거 아니야!" 한다.
그러면서 마음은 무게가 없다 한다
마음은 아무리 담아와도
무겁지 않다고 한다
마음은 아무리 가져와도
힘들지 않다 한다.
윤동재 시인의 <마음은 무게가 없다>
시골 다녀오신 어머님이 택시도 타지 않고
바리바리 이고지고 오시면
자녀들은 사랑의 화를 내죠.
'허리도 안 좋으시면서
이 무거운 걸 왜 들고 오셨냐'고...
그래도 부모님은 한결 같이 그러시죠.
'하나도 무겁지 않다'고...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이 큰 마음에
자식들은 그저 가슴 한켠이 뭉클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