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밭에서 돌을 줍는다
여주 신륵사 건너편
남한강 강변에서
돌을 줍는다
마음에 들면, 줍고
마음에 들지 앟으면, 줍지 앟는다
마음에 드는 돌이 많아
두 손 가득
돌을 움켜쥐고 서 있으면
아직 줍지 않은 돌이 마음에 들고
마음에 드는 돌을 줍기 위해
이미 마음에 든 돌을 다시 내려놓는다
줍고, 버리고
줍고, 버리고
또다시 줍고, 버린다
어느덧, 두 손에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빈 손이다
빈 손에도 잡히지 않을
어지러움이다
해는 지는데
돌을 줍는 마음은 사라지고
나도 없고, 돌도 없다
윤희상 시인의 <돌을 줍는 마음>
줍고 버리고, 줍고 버리기를 반복하는 게
돌 줍는 일에서만 그럴까요?
살아가는 내내
가진 게 있어도 또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는 게
사람 마음이지요.
아무리 줍고 버려도 결국은 빈손,
공허한 마음만 남을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