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준 그림을 답지와 바꾸며 선생님이 물었다
병아리 다리는 몇 개일까요?
1) 하나 2) 둘
2)번요. 유아들은 신이 나서 한목소리로 대답했는데
한 아이만 당황스러워하다가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자 기어드는 목소리로
1)번요. 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선생님이 묻자
병아리 다리가 둘인 건 나도 알아요
근데 아무도 안 골라주니까
1)번이 슬퍼할 것 같아서요
유안진 시인의 <어른의 할아버지>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말처럼요.
아이의 순수한 생각들이
어른보다 어른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남겨진 것들에 대해 생각 못한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는
시 속의 아이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