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꽉 쥐면
주르륵 눈물이 쏟아진다
주원료가 눈물이다
사랑을 꽉 쥐어짜면
쓰라리다
주원료가 꺼끌꺼끌한 이별이다
매일매일 적의를 품고 달려드는 삶을 쥐어짜면
비린내가 난다
주원료가 눈이 어두운 물고기다
CT로 가슴을 찍어보면
구멍 뚫린 흰 구름 벌판
주원료가 허공이다
최문자 시인의 <재료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모두가
원재료는 아주 평범합니다.
거기에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특별해지는 거죠.
사람도, 그리고 사랑도, 그리고 삶도
결국은 눈물로, 이별로, 허공으로 사라지겠지만
살아가는 동안에는 특별하게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