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2 (월) 물김치 사발
저녁스케치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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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상에 찰랑이며 놓인
물김치 사발
동동 뜨는 돌나물 한 술을 떠먹으며
내가 들여다본 사발 속에
문득 연두빛이 풀어지고
우산리의 감나무 한 그루가 자라오른다

물김치 사발 속,
돌나물 이파리 사이로 깊어 보이는
감나무 윗가지에 산새 두 마리가
물소리를 내며 날아와 앉고
뭉클뭉클 산 능선이 감나무 위쪽으로
부풀어 오른다

감나무 속을 휘저으며
내가 떨어뜨린 밥숟갈을 적시는
부러진 잔가지들
산새는 푸득이며 날아가고
감나무가 사라진 저녁상 위에
우산리의 하늘만 아득히 흘러내린다

정화진 시인의 <물김치 사발>


명절, 고향까지 내려오는 길이 힘들어도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 한 숟갈 먹으면
참... 피로가 가시죠.
밥 한 숟갈에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고,
국 한 숟갈에 그동안의 그리움이 밀려오는...
어머니의 밥이 있는 고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