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것들이 빛나는 때가 있다
빛나는 때를 위해 소금을 뿌리며
우리는 이 저녁을 떠돌고 있는가
사방을 둘러보아도
등불 하나 켜든 이 보이지 않고
등불 뒤에 속삭이며 밤을 지키는
발자국소리 들리지 않는다
잊혀진 목소리가 살아나는 때가 있다
잊혀진 한 목소리 잊혀진 다른 목소리의 끝을 찾아
목 메이게 부르짖다 잦아드는 때가 있다
잦아드는 외마디소리를 찾아 칼날 세우고
우리는 이 새벽길 숨가쁘게 넘고 있는가
하늘 올려보아도
함께 어둠 지새던 별 하나 눈뜨지 않는다
그래도 두고 온 것들은 빛나는가
빛을 뿜으면서 한 번은 되살아나는가
우리가 뿌린 소금들 반짝반짝 별빛이 되어
오던 길 환히 비춰주고 있으니
이시영 시인의 <그리움>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과 가족들을
다시 고향에 두고 돌아오니
벌써부터 얼굴들이 아른거리는 듯합니다.
귓가에 아련한 목소리와
눈 감아도 선한 얼굴을 생각하며
이렇게 또 우리 한해를 살아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