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지름 들지름들이 서울 갑니다
충청북도 옥천군 이원면
강변에 모랫벌에
허리 꼬부라진 할머니가
여름내 김매고 땀 흘려 가꾼 참깨 들깨 들이
찬지름 들지름이 되어 소주병에 담겨
서울 가는 기차를 탑니다
마른 나무 강변말 해바라기 선 집
들지름 발라 김 구워 주면
미어지게 먹던 막내를 생각합니다
날달걀 깨서 찬지름 떨어뜨려 밥 비벼 주면
다른 반찬 없이도 한 그릇 해치우던 맏이를 생각합니다
송진권 시인의 <찬지름 들지름>
어머니가 싸온 음식을 열어보면
혹시라도 쏟아질까
봉지에 봉지를 몇 겹 싸놓은 것에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지죠.
뚜껑대신 비닐로 꽉 싸매고
고무줄로 칭칭 감은
찬지름, 들지름의 고소한 향이 날 때마다
어머니가 왜그렇게 그리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