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고 있네요, 우리의 기억들이
강물처럼, 밀물처럼, 우리의 아픔들이.
하지만 마지막 순간이 빛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은 아름다워요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나요,
잊혀질 날들을 두려워하나요.
아, 어차피 인생은 한바탕 연극인 것을.
우리의 가슴과 가슴을
다시 한번 맞대 보아요.
웃음처럼 통곡할까요,
통곡처럼 웃어볼까요.
모든 것은 꿈,
모든 것은 안개 속 꼭두각시 놀이.
당신은 저의 입술을 가지세요,
저는 당신의 마음을 먹겠어요.
눈을 감으면
잠깐씩 빛나는 무지개빛 추억 속에서
지금도 꿈꿀 수 있어요.
지금도 사랑할 수 있어요.
모든 것이 흘러가는 이 시간 속에서도
빛 바랜 언어들이 쌓여질 수 있다면
기억 속의 외로운 그림자들이
다시금 우리 가슴에 내려앉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행복할 수 있어요.
자, 웃어요.
언제나처럼 술잔을 들며
아직은 즐거운 목소리로
아직은 사랑스런 목소리로
서로의 이름을 불러 보아요.
마광수 시인의 <이별>
강물이 흘러가고
기억이 희미해지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것들은 머물러 있길 거부합니다.
그러니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언젠가의 긴 이별이 올 때까지
우리, 서로의 사랑스럽게 불러주길,
즐거운 목소리로 대화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