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8 (금) 내비게이션에게 묻지 마라
저녁스케치
2017.09.08
조회 474
첨단 저 내비게이션도
찾지 못하는 길이 있다
이를테면 너와 나 사이 흐르던
강길 같은 것,
수만 볼트의 전류가 끊어지듯
사랑이 끝난 뒤의 깜깜한 밤길 같은 것,
내 오랜 기다림의 주소를 입력하여도
내비게이션은 길이 없다고 한다
한때 눈 감고도 찾아가던 빛나던 이정표는
발자국이 지워지듯 사라지고
네 문고리에 뜨겁게 남은 내 지문은
이미 늙어 식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찾을 수 없는 길은 없다
그 주소 그 길 내 마음에
불도장처럼 또렷하게 남았으니
마음이 밝히는 길은 지워지지 않는다
내비게이션에게 그 길을 묻지 마라
당신 추억의 길 안내자는
오직 당신뿐이니..

정다혜 시인의 <내비게이션에게 묻지 마라>


추억으로 가는 길은 오직 나만이 알고 있죠.
그 길은 빛바랜 사진을 통해 갈 수도 있고
오래된 음악을 따라 연결되기도 합니다.
최신형 내비게이션에는 없지만
마음 속 내비게이션에는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는 장소,
눈을 감아도 선명한
추억 속 그 길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