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먹은 사과가 더 맛있고
젓가락에 많이 찔린 고구마가 더 잘 익는다
죽은 가지를 잘라내야 더 단단해지는 나무의 옹이
넘어져야 볼 수 있는 돼지의 하늘
하늘도 상처를 품어서 비를 내리게 하지
수없이 부대껴야 만들어내는 굳은살
소나기 내린 뒤 무지개가 나타나듯
제 몸을 태워 주위를 밝혀주는 촛불
깊이 박힌 못을 더 크게 안아주는 나무
녹고 얼기를 반복하다 생기는 고드름
모든 상처는 단단함을 밀어 올린다
이희섭 시인의 <상처의 힘>
한번 실패해 본 사람은 신중합니다.
한번 무너져 본 사람은 웬만한 흔들림에는 놀라지 않게 되죠.
상처가 날 때는 너무 아프고
낫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상처가 아물고 난 뒤에는 좀 더 단단해져 있을 겁니다.
실패와 실수는 사람을 성숙하게 만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