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빛에 스미고
어제는 다시 오늘에 스미고
당신은 내게 스미듯
나 당신께 스민다
시간을 계절에 스며들어
겨울을 여는 것이다
또한 침묵에 스며들어
봄이 자라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금이 있다
사랑도 스미는 것이다
틈으로 스미는 일로서
새로운 무엇이 여는 것이다
스미지 않고서는 닫힌 마음을 열 수 없고
언 땅을 열 수 없는 것처럼
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스며든 풀잎에는 생기가 있다
스며든 사람 사이에는 이해가 있다
스며들 수 있는 사람은 사랑을 안다
이파리의 떨림이
나비의 흔들림이
모두가 스미는 일로서 꽃이 핀다
스며든 새벽이 있어 눈을 뜨고
맑고 깨끗한 아침을 맞는 중이다
스민다는 것은 착한 영혼이다
부드럽고 고운 혼이다
스민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이승용 시인의 <스민다는 것 참 좋은 것 같다>
스민다는 것은
전혀 다른 것들이 조금씩 물들어
공통점을 만드는 일 같아요.
햇볕은 뜨겁지만
바람은 선선한 요즘 날씨도
여름이 가을에 스며드는 중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서로가 서로에게 스밀수록
다른 점들을 이해하게 되고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스민다는 것은 그러고보니 참 좋은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