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31 (월) 들꽃 이야기
저녁스케치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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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내려앉는 날은
들꽃을 만나러 간다
야트막한 산자락에 앉아 있는
양지꽃 별꽃 구슬봉이 아주가 물망초...
고개 숙이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꽃들
별꽃은 양지꽃을 시샘하지 않는다
양지꽃은 구슬봉이를 얕보지 않는다
구슬봉이는 아주가를 힐난하지 않는다
지상에서 들꽃같이 살려면 바보가 되어야 한다
얼마나 고단할까
말의 폭력을 즐기는 사람들
마음이 내려앉는 날은
고개 숙일 줄 모르는 발걸음에 밟혀도
조용하게 웃을 수 있는
들꽃을 만나러 간다.

전길자 시인의 <들꽃 이야기>


누군가는 말로 상처를 입었을 때
들꽃을 떠올려 본다고 했습니다.
저 작은 들꽃도 저렇게 꿋꿋하게 살아가는데...
누군가에게 밟혀도 저리 예쁘게 웃는데...
나도 이렇게 침울해져 있을 순 없다고 생각하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