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김 서린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보았네.
모양도 색깔도 흐릿하더군.
흐릿하니까 그게
이 아무개로 보이지 않고
사람으로 보이더군, 그냥
사람으로 보이더군.
그래서 나는 생각했지.
사람을 보되, 똑똑하고
분명하게만 보려 하지 말고
때로는 흐릿하게 보자고
이런저런 수식어 떼어내고서
사람으로 보자고, 그냥
사람으로 보자고.
이현주 시인의 <사람으로 보이더군>
나이는 몇 살인지,
어느 학교를 나왔고 직업은 무엇이며,
가진 재산은 얼마 정도 되는지...
이런 불필요한 조건들이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죠.
사람의 배경보단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