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선물로 어머니가 사 주신 워크맨
이제 중학교에 들어간다고
꼭 영어 공부하는 데 쓰라고 사 주셨는데
영어 공부는 하지 않고 팝송만 들었다
세상의 모든 영어 문장이 단지 음악일 뿐이라는 듯
뜻도 모르고 들리는 대로 그저 따라 부른 노랫말
워즈 돈 컴 이지
영단어들은 내게 쉽게 와 주지 않고
스텝 바이 스텝으로
귓가에서 걷고 걷기만 했다
외국인을 만나면 머뭇머뭇
입 밖으로 나와 주지 않는 영어가
테이프가 끝나면 다시 처음부터 걸어와 주던 날들
그렇게 걸어 나간 나의 길
아이 디드 잇 마이 웨이.
김학중 시인의 <워크맨>
젊은 시절,
뜻도 모르고 불렀던 팝송가사가
지금에서 보니
내 인생을 요약하는 좌우명처럼 느껴집니다.
I did it my way
나는 내 방식대로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