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을 다듬으며
나는 나란히 사는 법을 배운다
줄이고 좁혀서 같이 사는 법
물마시고 고개 숙여
맑게 사는 법
콩나물을 다듬으며
나는 어우러지는 적막감을 안다
함께 살기는 쉬워도
함께 죽기는 어려워
우리들의 그림자는
따로 따로 서 있음을
콩나물을 다듬으며 나는
내가 지니고 있는 쓸데없는 것들
나는 가져서 부자유함을 깨달았다
콩깍지 벗듯 던져버리고픈
물껍데기뿐
내 사방에는 물껍데기뿐이다
콩나물을 다듬으며 나는 비로소
죽지를 펴고 멀어져가는
그리운 나의 뒷모습을 보았다
이향아 시인의 <콩나물을 다듬으며>
세상을 관심 있게 바라보는 사람은
아주 평범한 일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는 것 같아요.
콩나물을 다듬으며 사는 법을 알게 된 시인처럼 말이죠.
그렇네요. 줄이고 좁혀서 같이 살고, 맑게 사는 법,
콩나물에서 배우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