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실에 꿴 깻잎뭉치처럼 뭉쳐 살고 싶다
서로 떨어져 국수 수제비를 먹고 살다가도
만나기만 하면
서로 따끈한 쌀밥 한 술 산다고 우기며
깻잎을 얹어주고 싶은 사람
아래 있는 깻잎 꼭지를 젓가락으로 잡아주고 싶은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깻잎장아찌가 서로 붙어 잘 일어나지 않을 때
밑장을 지그시 눌러주거나
먹고 사는 일을 거들어주고 싶은 사람과
이웃하며 살고 싶다
김순진 시인의 <깻잎반찬>
요즘 같은 여름에는 깻잎만한 반찬도 없지요.
부담 없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사람,
항상 좋은 향기를 내뿜는 사람,
익으면 익을수록 맛이 좋아지는 사람,
그런 깻잎반찬 밑장 지그시 눌러주는 사람,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나요?
또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