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이 무언지 아세요
새처럼 가벼워지는 일
나무처럼 뿌리를 깊이 내리는 일
바다처럼 깊고 푸르르는 일
바람처럼 춤추는 일
꽃잎처럼 감싸안는 일
들풀처럼 다시 일어나는 일
햇살처럼 반짝이는 일이지요
때론
비처럼 울어도 볼 일
가랑비에 젖어도 볼 일
안개에 묻혀 숨어도 볼 일
이슬처럼 또르르 굴러도 볼 일이지요
벼랑끝에 핀
선홍빛 진달래
아스라이 피었다 지는 일
열두 폭 치맛자락에 엎어져
울다 울다 지쳐 꿈꾸어 보는 일이지요
배현순 시인의 <산다는 것>
산다는 것이
눈물로 사는 날도 있고,
정처 없이 헤맬 때도 있지만
또 사는 건 마냥 나쁜 것도 아니라서
괴로운 와중에도 꿈을 꾸고
희망을 찾으며 그렇게...
그것이 바로, 사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