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5 (목) 버릇
저녁스케치
2017.06.15
조회 415
아침이면 멍하니 신문의 <날씨란>을 들여다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살색의 세계지도가 아주 산뜻하게 그려져 있고, 도쿄, 홍콩, 타이베이,
시드니, 카이로, 방콕, 파리, 런던, 호놀롤루, 베를린, 리우, 멕시코시티,
싱카포르, 모스크바...거기, 베이징의 네모칸 안에는 노란 해가 빨간
테두리를 하고 서 있습니다. 도쿄의 네모난 칸에는 노란해 밑에 파아란
구름이, 싱가포르의 네모칸 안에는 노란해 밑에 파아란 구름, 파아란
구름 밑에는 네개의 빗금이... 지금 베를린에는 비가 오고 있겠구나.
누군가 붉은 우산을 썻겠구나. 어떤 시인은 비오는 날의 시를 쓸데 없이
쓰고 있겠구나. 그곳에서도 우산 한개 보다 필요없는 시를 쓰고 있겠구나.

아침이면 멍하니 신문의 <날씨란>을 들여다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버릇처럼.

강은교 시인의 <버릇>


너무 외로워서
사람의 온기를 찾은 적이 있나요?
창밖을 내다보고,
SNS에 ‘좋아요’를 누르며
저기 먼 곳 어디라도
나처럼 외로운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던 그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