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7 (토) 덤
저녁스케치
20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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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를 따듯하게 하는 말

대형마트에 포인트가 있다면
재래시장에는 덤이란 게 있지요

동태 두 마리 사면 홍합 한 줌 집어주고
배추 세 포기 사면 생강 한 톨 얹어주는,

무언가 쥐어주고 얹어줘야
마음 편한 넉넉한 손들

덤의 공식은 마음에 마음을 더한 것
덤의 온도는 체온에 체온을 더한 것

마음이 추운 날은 시장으로 가지요
주고받는 훈훈한 거래에
사람냄새가 나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끈이 있듯
덤과 덤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끈이 있지요

끈끈해서 끊을 수 없는 끈
끈적끈적해서 발을 뺄 수 없는 끈

시장에는 전자저울보다
손저울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선유 시인의 <덤>


빠르게 흘러가는 도심 속에서도
시장만은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느낌이 듭니다.
팍팍한 생활 속에도 아직 인심이 살아있고
생명력 넘치도록 활기찬 모습이
이게 사람 사는 거라는 생각이 들죠.
가끔 마음이 추울 땐
우리, 시장으로 가보는 거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