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뒤는 언제나 애잔한 것들의 차지이다
앞이 빛나는 것은 뒤가 그만큼 어둡기 때문인데
하루의 끝이 애틋한 것은 노을 때문인 것처럼
두 눈 똑바로 뜨고 쳐다 볼 수 없도록 해가 빛나는 것은
해의 등이 그만큼 어둡다는 것일지니
저어기 달의 이마가 은은하게 빛나는 것도
앞서 걷는 당신의 등이 한 짐인 것도
그래 오늘은 누구를 만나도 그의 등 뒤에 슬쩍 서고 싶다
표성배 시인의 <뒤>
표정은 숨길 수 있어도
뒷모습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하죠.
내게 늘 괜찮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힘들지 않다고 말해주던 사람들...
혹시 그들의 어깨가 축져져 있지는 않았는지...
오늘은 그들을 꼭 안아주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