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넓은 곳에서
또 다른 넓은 곳으로 건너가는
오늘은 골목이 그립다
좁고 굽은 밤 골목에 들면
전봇대의 흐린 전등 하나 그 아래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곳
끝없이 갈라지는 골목길을 따라 이리저리
헤매었으나 지나온 길에 다시 와 갇혀 버릴 때
문득 담벼락에 비밀의 문이 열려
나를 아주 멀리 데려가 줄 것만 같은 그곳 뒷골목에 버려진 자전거처럼
하루쯤 메마르게 쉬고 싶은 오늘은
길인 줄 알고 들어갔던 막다른 골목에서
나 한없이 막막해지고 싶다
심재휘 시인의 <그리운 골목>
정겨운 골목을 지날 때면
자꾸만 서성이게 됩니다.
나지막한 담장너머로 핀 꽃들과
곱게 자란 화분을 구경하느라...
골목에서 있었던 추억을 떠올리느라 말이죠.
이런 도시의 골목들이 자꾸만 사라지는 것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