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 (금) 복숭아를 솎으며
저녁스케치
2017.06.02
조회 358
열매를 솎아보면 알지
버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 처음엔
열매 많이 다는 것이 그저 좋은 것인 줄 알고
아니, 그 주렁주렁 열린 열매 아까워
제대로 솎지 못했다네
한 해 실농失農하고서야 솎는 일이
버리는 일이 아니라 과정이란 걸 알았네
삶도, 사랑도 첫 마음 잘 솎아야
좋은 열매 얻는다는 걸 뒤늦게 알았네
나무는 제 살점 떼어내는 일이니 아파하겠지만
굵게 잘 자라라고
부모님 같은 손길로 열매를 솎는 오월 아침
세상살이 내 마음 솎는 일이
더 어렵다는 걸 알았네

배한봉 시인의 <복숭아를 솎으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도
과감하게 버려야할 것들이 있지요.
열매를 솎아내는 것이
버리는 일이 아니라
더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한 과정인 것처럼
작고 모자란 마음들, 못난 마음들...
다 자라기 전에
꾹 참고 잘라내야 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