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안고 가지도 못하고
업고 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머물러 함께하지도 못할 것들은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 가는 것이다.
나그네가 강을 건넌 나룻배를 강가에 두고 가듯이
잠시 땀을 식힌 아름다운 정자를 두고 가듯이
그렇게 가던 길을 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이승에서 사랑하고 혹은 아꼈던 것들을
저승으로 가지고 갈 방법이 없으니
처음 빈손으로 온 그대로
다 놓고 빈손으로 가는 것이다.
마음까지도 놓고 가는 것이다.
박혜범 님의 <초여름 날의 단상>
초여름을 맞아 핀 꽃들이 거의 다 졌습니다.
머물렀으면 하는 선선한 바람도 떠나가고
우린 조금씩 무더운 여름으로 가야하네요.
붙잡고 싶은 계절도 결국은 보내줘야합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게 보내주고 내려놓으며 가야하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