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28 (금) 오늘 쓰는 편지-나의 멘토에게
저녁스케치
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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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기억하지 않고 하루를 기억하겠습니다
꽃을 보고 슬픔을 극복하겠습니다
영혼의 주름살을 늘리지 않겠습니다
우울이 우물처럼 깊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가장 슬픈 날 웃을 수 있는 용기를 배우겠습니다

혼자 사는 자유는 비장한 자유라고 떠들지 않겠습니다
살기 힘들다고 혼자 아우성치지 않겠습니다
무인도에 가서 살겠다고 거들먹거리지 않겠습니다
술 마시고 우는 버릇 고치겠습니다
무지막지하게 울지는 않겠습니다
낡았다고 대놓고 말하는 젊은 것들 당장 따끔하게 침놓겠습니다
그러면서 나이 먹는 것에 속상해 하지 않겠습니다
나를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겠습니다
결벽과 완벽을 꾀하지 않겠습니다
병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하루를 생의 전부인 듯 살겠습니다
더 실패하겠습니다

천양희 시인의 <오늘 쓰는 편지-나의 멘토에게>


시야가 좁아지려할 때
내 마음이 구겨지고 못나질 때마다 다짐합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아픔과 힘듦이
내게만 있는 양 울고 소리치지 않겠다고...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 멋지게 해내겠다고
살아내겠다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