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이란 어쩌면
퇴근길 끝에 만나는 집처럼
먼지바람 속을 견뎌야
겨우 만질 수 있는
꿈의 뒤꿈치 같은 것일까
셋째 가진 아내 얘기처럼
내 시들은
한번의 눈빛보다 가벼워
휘, 날리는 부질없음인지도
모를 일이지
늙었나, 내 남편
철 덜든 한 사내를 사랑한 여자
무릎베개로 새치를 뽑는다
자라는 아이들 눈빛 따라서
매일매일 소풍가는 마음
그 떨림으로
세상 가득한 행복 속에
풍덩 빠지는 상상
거센 바람 맞고 하얗게 바랜
새치 한 움큼 까맣게 잊고
김기만 시인의 <새치>
먹고 사는 일에 쫓겨
날이 날수록 머리는 하얗게 세고
몸 여기저기 파스를 붙여야 잠에 들지만
아이들의 사랑스런 눈빛 한번에
힘든 거, 아픈 거 모두 스르륵 녹아내립니다.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도
아이들 덕분에 행복한 거,
그게 모든 부모의 마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