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8 (토) 산벚꽃을 보며
저녁스케치
2017.04.08
조회 474
황사 바람 부는 봄날
가까이 또는 멀리 보이는 산에
산벚나무 여기저기 꽃을 피우니
가뜩이나 흐린 풍경이 환하게 밝다

쉰 살에 접어들면서
머리털이 약쑥같이 희어진다는 옛말처럼
내 머리에도 산벚나무 꽃이 피었다
거울 속의 시간과 공간을 상깃상깃 밝히면서
하얗게 세어가는 머리칼을 보며
저만큼 살아온 날들과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생각해 본다

산벚나무 연분홍 꽃을 피워
봄 한철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나이 오십에 공자는 천명(天命)을 알았다는데
어쩌다 밤잠을 못 이루며 뒤척이는 밤에
내 영혼도 저리 환한 꽃을 피울 것인가
산벚나무 가지처럼 바람에 흔들리며.

전재승 시인의 <산벚꽃을 보며>


하얗게 세어가는 머리칼은 산벚꽃이라구요.
흰머리가 늘 때마다
나이듦을 원망하지 않고
머리에 인 꽃이 늘었다고 생각하려구요.
머리칼이 밝아질수록
내 영혼도 맑아질거라 믿으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