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가끔 자전거를 탄다
뒤에서 잡아줄 듯한 하늘과
멀찌감치 서 있던 나무가
같이 페달을 밟을 듯 가지를 흔드는 공원길로
자전거를 몰고 간다
바보야, 넘어지는 쪽으로 핸들을 꺾으라니까
넘어져 보라니까
귓바퀴가 잘 생긴 바람의 훈수를 들으며
나는 멀리까지 나아간다
이젠 넘어지지 않는 실력이라
자꾸 너무 멀리 나아가서
한편으론 슬프기도 하다
김복연 시인의 <너무 멀리간다>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 옆에는
챙겨주는 이가 없습니다.
왜냐, 혼자서도 잘 타니까요.
하지만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도
실수도 넘어질 때가 있죠.
그럴 때 너무 멀리 나와 있음이,
아무도 훈수 둬주지 않음이
때론 슬퍼지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