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과 꽃 사이에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도드라지게 아름다운 꽃들은
그 거리가 한결 절묘하다
꽃과 꽃 사이 꿀벌이 난다
안개가 피어오른다
해와 달의 손길이 지나간다
바람이 살얼음을 걷으며 분다
향기가 어둠의 계단을
반짝이며 뛰어 오르내린다
봉긋해지는 열매들은
서로의 거리를
앙큼하게 좁힌다
조은 시인의 <꽃과 꽃 사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서로가 자라는 걸 지켜보며
열매를 키운 꽃들은 아름답게 자랍니다.
하지만 서로를 너무 가까이에 두고 자란 꽃들은
마음껏 자라질 못하죠.
사람도 서로 가까이에 있다 보면
보지 못하는 게 생기는 거 같아요.
너무 손 안에 가두려는 대신
살짝 멀리서 서로에게 햇볕이 내리고
바람이 드는 걸 바라봐주는 것이
서로를 아름답게 가꿔가는
그런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