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6 (화) 사랑의 간격
저녁스케치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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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에는
일정한 간격이 필요하다
하다못해 장롱 하나를 놓아도
벽과의 적당한 간격이 있어야
통풍도 잘 되고 곰팡이도 끼지 않는다

그렇지만
너무나 사랑한다고 집착을 한다면
그사이에 감정의 곰팡이가 끼어
서로의 사랑도 점점 멀어져
끝내 헤어지게 되는 것이 정석이더라

그러하기에
사랑도 적당한 간격이 있어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서로 보호해 주고
시선은 언제나 사각지대를 벗어나지 않으니
그런 사랑은 영원히 아름답게 맺어지더라

도지현 시인의 <사랑의 간격>


사랑이 시작되면 서로에게 바짝 다가서지만,
너무 가까이 있으면 오히려 잘 보이지 않아요.
예뻐 보이던 마음도, 닮고 싶던 모습도,
쌍둥이처럼 똑같던 생각도 시야에서 사라지죠.
그럼 말합니다. 사랑은 유효기간이 너무 짧다고.
근데 그럴 땐요, 몇 걸음만 물러서 봐요.
사라졌던 모습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면
사랑의 유효기간도 조금씩 늘어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