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끊임없이 찾고 찾으며
젖은 안개 숲을 헤매고 다녔다
등 떠밀리듯
길 위에서 하루가 가고
밤의 고단한 날개를 접었다
어쩌면,
그것은 끝내 잡을 수 없는 흔들림으로
겨우 감지할 수 있는 바람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 같은 건지도
심장이 쿵쿵,
소리를 내며 울린다
이럴 때는 정처없는 길 위로
또 다시 나설 것이고
한 가닥 손에 잡히는 것 없이
텅 빈 가슴으로 돌아올 것이다
깊은 밤에 검은 산그림자를 보면
눈물이 쏟아진다
하늘과 맞닿은 경계선마저 흐릿해서
그 간격이 뿌연 눈물로 가득차 있는 듯 보인다
난 가끔,
하늘이 산마루에 얼굴을 묻고 우는 모습을 본다
깊은 밤엔,
검푸르스름한 어깨 를 들썩이며
서럽게 서럽게 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온 산 전체에 눈물방울 그렁하다.
채정화 시인의 <깊은 밤엔 하늘도 운다>
하루 종일 무엇을 쫓으며 다니긴 했는데
그게 무엇이었는지...
텅 빈 가슴으로 집에 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산이 있어줘서
가로등, 별이 있어줘서
함께 해주는 가족이 있어서
그 저녁은 위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