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에 아직도 차가운 발톱이 남아 있는 3월.
양지쪽에 누워 있던 고양이가 네발을 모두 땅에 대고
햇볕에 살짝 녹은 몸을 쭉 늘여 기지개를 한다.
한것 앞으로 뻗은 앞다리.
앞다리를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뒷다리.
그 사이에서 활처럼 땅을 향해 가늘게 휘어지는 허리.
고양이 부드러운 등을 핥으며 순해지는 바람.
새순 돋는 가지를 활짝 벌리고
바람에 가파르게 휘어지며 우두득 우두득 늘어나는 나무들.
김기택 시인의 <봄>
앞으로도 몇번의 꽃샘추위가 오겠죠.
그럼에도 나무들은
잘 자고 일어났다는 듯
기지개를 켜고
꽃망울은 가지마다
도톰하게 맺혀있을 겁니다.
제 아무리 겨울이 시샘하고 심술을 부려도
봄은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