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지면 멀어진다
우리 사이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다
무뎌진 사랑에 꽃이 필 리 없다
날을 세우려면 무던히 갈아야 한다
곧추세운 허리, 힘 준 양손으로
서서히 밀어야 한다
수백 번 갈아야 한다
빨리 세우려고 양쪽 모두
밀어선 안된다
더디 가더라도 한쪽만 진중하게 밀어야 한다
섣부른 만남을 위해 양날을 세우면
날이 부러진다
한쪽의 날은 오래오래 서슬 퍼렇다
숫돌은 평생 등을 내주고
날 세워 주지만 자신은 몽돌몽돌해진다
날 선 사랑은 마음이 베인다
날만 세워 주는 생이 있다
그런 사람이 있다
정연홍 시인의 <숫돌 가는 사람>
사랑을 할 때는
항상 공격만 할 수도
항상 방어만 할 수도 없습니다.
둘을 적절히 활용해야만 행복할 수 있죠.
때로는 칼날이 되고
때로는 숫돌이 되어주세요.
그래서 너무 무뎌지지 않고 날카로워지지도 않도록
사랑을 가꿔가며 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