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기차를 탈 것이다
꽃그림이 그려진 분홍색 나무의자에 앉을 것이다
워워워, 바람을 몰 것이다
매화나무 연분홍 꽃이 핀 마을에 닿으면
기차에서 내려
산수유 노란 꽃잎 하늘을 받쳐 들고 있는 마을에 닿으면
또 기차에서 내려
진달래빛 바람이 불면
또 또 기차에서 내려
봄이 오면 오랜 당신과 함께 기차를 탈 것이다,
들불 비치는 책 한 권 들고
내가 화안히 비치는 연못 한 페이지 열어젖히며
봄이 오면 여기저기 봄이 오면
당신의 온기도 따뜻한 무릎에 나를 맞대고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여행을 떠날 것이다
은난초 흰 꽃커튼이 나폴대는 창가의 의자에 앉아
광야로 광야로
떠날 것이다. 푸른 목덜미 극락조처럼 빛내며
강은교 시인의 <기차>
짧은 터널만 지나면
기차가 봄에 다를 듯합니다.
숨을 쉬면 꽃향기가 따라오고
부드러운 봄바람이 볼을 스치는 봄이 오면
나의 오래된 사람들과
기차여행을 떠나도 좋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