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나무하고 서로 마주 보지 않으며
등 돌리고 밤새 우는 법도 없다
나무는 사랑하면 그냥,
옆모습만 보여준다
옆모습이란 말, 얼마나 좋아
옆모습, 옆모습, 자꾸 말하다 보면
옆구리가 시큰거리잖아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렇게 반반씩
들어앉아 있는 거
당신하고
나하고는
옆모습을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사나흘이라도 바라보자
안도현 시인의 <옆모습>
사랑하는 사람의 앞모습을 보느라
쓸쓸히 우는 뒷모습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사랑하는 사람의 옆에 나란히 앉아
앞모습과 뒷모습을 반반씩 나눈 옆모습을
오래도록 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