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문다고
서두르거나 아쉬워하지 말자
처음부터 끝은 없었던 것
세월의 궤도를 따라
지칠 만큼 질주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어쩌면 우리는
어제의 일조차 까마득히 잊은 채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길을 돌아왔을 뿐
제각각 삶의 무게에 얹혀
하루해를 떠안기도 겨웠으리라
잠시 고된 짐 부려놓고
서로의 이마 맞대줄
따뜻한 불씨 한 점 골라보자
두둥실 살아있는 날은
남겨진 꿈도 희망도
우리의 몫이 아니겠는가
박금숙 님의 <송년의 노래>
한해의 끝이라 여기기보단
긴 인생길의 휴일쯤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년 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쉬어가는 날이라고 말이죠.
고된 짐에서
희망과 꿈의 불씨들을 골라내며
내년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