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불에 고등어를 구워주는 식당을 찾아갔다
생선 좌판을 지나 건어물 가게를 지나
사내 하나가 허겁지겁 밥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고등어가 익어가는 동안 허술한 생각을 비워가는 동안
주인은 그에게 펄펄 끓는 시락국을 먼저 내주었다
혼자 먹는 밥이 서럽지 않으려면
국은 저렇게 뜨거워야 하는 것이다
낯선 사람끼리 익숙한 듯 밥을 먹는다
낯선 사람끼리 쓸쓸함을 비벼먹는다
비린내를 풍기며 기름내를 풍기며
어떠냐며 스스럼없이 마주 앉아 서로의 심장을 데운다
고등어 자반이 사천 원이라는 것
누구나 추웠던 한 때를 기억한다는 것
사람들은 연탄불 같은 주인 여자를 실컷 쬐고 가는 것이다
세상에서서 가장 맑은 식사를 마친 그들이
뿔뿔이 흩어져 돌아간다
대 여섯 평이 될까 싶은,
연탄화덕이 간판인 그곳이 그들의 몸을 오래도록 지나간다
손순미 시인의 <자갈치 밥집>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한 식당에서
따뜻한 밥 한그릇을 먹고 있으면
세상의 시름은 다 잊혀질 듯합니다.
식당 주인은 엄마가 되고,
단골들끼리는 친구와 가족이 되는
그런 따뜻한 밥집이 참으로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