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는 사람들에게
레퀴엠을 들려주고 싶어
조금은 서글프고
북처럼 가슴 치는 음악으로
떠나가는 사람의 발길을
무겁게 만들어주고 싶어
싸움질하는 사람들에게
탱고를 들려주고 싶어
때론 끌어당기고
때론 밀어내지만
음악이 멈출 때까지
잡은 손 놓지 않는
탱고 춤을 추게 하고 싶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재즈를 들려주고 싶어
산소 호흡기를 떼어내고
마지막 숨을 들이켤 때,
은은한 트럼펫 소리를
폐부 깊숙이 불어
넣어주고 싶어
박후기 시인의 <음악처럼>
세상에 음악이 없었다면
기쁨은 어떻게 표현하고
사랑의 세레나데는 어떻게 부르며
슬픔은 무엇으로 달랬을까 싶습니다.
오늘도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음악이 있어
따뜻한 위안이 되는 저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