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시장에는 사람보다 꽃이 더 많다
사람이 꽃을 품은 것이 아니라
꽃이 사람을 품고 있다
자세히 보면 꽃도 사람을 살핀다
꽃 가까이서 향기를 맡으려 할 때는 조심하시라
사람이 꽃의 향기를 맡는 것이 아니라
꽃이 사람의 향기를 맡는 것이므로
꽃눈을 열어
안쪽까지 들여다 볼 수 있으므로
사람이 제 이야기에 맞는 얼굴로
꽃에게 꽃말을 부여하듯
꽃도 사람의 빛깔에 맞는 향기로 부르고 싶어 한다
아름다운 등을 가진 사람 두엇 꺾어다가
곁에 두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람이 꽃을 들여다 볼 때
허리가 반쯤 꺾이는 것이다
허영숙 시인의 <사람이 풍경이다>
꽃들도 사람을 구경한다고 생각하면
신기하면서도 참 재미있네요.
순수하고 맑은 꽃들의 눈에는
"나는 어떤 사람처럼 보이니?"라고
허리를 숙여 눈을 맞추며 물어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