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가 바닷물에 흥건히 젖은 채 울고 있다
높은 파도에 휩쓸렸는지 두 눈 꼭 감고
다만 공포를 쥐어짜며 울어 젖히는데
운다는 건
울음 밖으로 이끌어 줄 어떤 손길을 기다리는 것
그래, 울 때는 저리 악착같이 울어야 한다
그러나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할 때 많은 건
눈물을 감출 줄 알아야 어른이라고 배운 때문
어느 새벽 아무리 해도 멈추지 않는 코피가 서러워
천지가 외로웠을 때처럼 이미 나를 지나간
사랑에 떨며 쏟아놓은 통곡처럼
이제는 최선을 다해 울고 싶다
그 붉은 귀를 열고 들어가면 기쁨이나 슬픔 같은 것, 땡감처럼
떫어져서 둥글어져서 고슬고슬 맑은 뿌리 내릴 것만 같아서
함순례 시인의 <서해바다 노을 저편>
어른이 흘리는 눈물이
부끄러움이 아니었으면 해요.
실컷 울어도 좋다, 손수건 한 장 내밀어줄 수 있는
그래서 그 사람의 얼굴도
서해 바다 노을처럼
환히 빛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