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를 한다
가슴이 차가운 사람하고
그래야 더 뭉클하다
박치기를 하고 나면
딱딱하던 가슴도 와르르 무너지고
서늘하던 가슴도 따스해진다
낯을 많이 가리는 가슴은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것이 흠이지만
속으론 더 많은 가슴을 원하고 있다
사랑한다는 말이 간지러울 때
존경한다는 말이 쑥스러울 때
변치 말자는 말을 꼭 하고 싶을 때
감사하다는 말이 간지러울 때
그때 그런 사람과
박치기를 한다
쿵쿵 가슴이 울리도록
쿵쿵 가슴이 무너지도록
쿵쿵 가슴이 서로 바뀌도록
박치기를 한다
하면 할수록 따스해지는
가슴 박치기
오영록 시인의 <박치기>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부딪힘이죠.
차가운 가슴과의 부딪힘은
선명한 멍자국을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부딪히다보면
언젠가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 사람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