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마침내 너로 하여
나조차 향기로울 수 있다면
어쩌다 한 끈으로 묶여
시드는 목숨을 그렇게
너에게 조금은 빚지고 싶다
복효근 시인의 <안개꽃>
내가 주목받지 않고
조금은 손해를 보는 듯해도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배경이 돼 줄 수 있다면
그 마음은 참으로 숭고하고
또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우리는 누구의 안개꽃이
되어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