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하면
같은 길을 가는 거라고 믿었지
한 차에 타고 나란히
같은 전경을 바라보는 거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봐
너는 네 길을 따라 흐르고
나는 내 길을 따라 흐르다
우연히 한 교차로에서 멈춰서면
서로 차창을 내리고
안녕
보고 싶었어,
라고 말하는 것도 사랑인가 봐
사랑은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영원히 계속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끈도 아니고
이걸 알게 되기까지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
오래 고통스러웠지
아, 신호가 바뀌었군
다음 만날 지점이 이 生이 아닐지라도
잘 가, 내 사랑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양애경 시인의 <교차로에서 잠깐 멈추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내 남편, 내 아내,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가 편한 쪽으로
바꾸려한 건 아니었는지 생각해봅니다.
서로 다른 점까지 이해하고
그걸 존중해주는 게 진정한 사랑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