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마을 백사장을 산책하던
젊은 사업가들이 두런거렸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인데
사람들이 너무 게을러 탈이죠
고깃배 옆에 느긋하게 누워서 담배를 물고
차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는 어부들에게
한심하다는 듯 사업가 한 명이 물었다
왜 고기를 안 잡는 거요?
"오늘 잡을 만큼은 다 잡았소"
날씨도 좋은데 왜 더 열심히 잡지 않나요?
"열심히 더 잡아서 뭘 하게요?"
돈을 벌어야지요, 그래야 모터 달린 배를 사서
더 먼 바다로 나가 고기를 더 많이 잡을 수 있잖소
그러면 당신은 돈을 모아 큰 배를 두 척, 세 척, 열 척,
선단을 거느리는 부자가 될 수 있을 거요
"그런 다음엔 뭘 하죠?"
우리처럼 비행기를 타고 이렇게 멋진 곳을 찾아
인생을 즐기는 거지요
"지금 우리가 뭘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오?"
박노해 시인의 <다 아는 이야기>
어쩌면요.
우린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끝없는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적당히 만족한다면
저 바다를 바라보면서
행복을 누릴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