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9 (토)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저녁스케치
2016.11.19
조회 557
감잎 물들이는 가을볕이나
노란 망울 터드리는 생강꽃의 봄날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수숫대 분질러놓는 바람 소리나
쌀 안치듯 찰싹대는 강물의 저녁인사를
몇 번이나 더 들을 수 있을까.
미워하던 사람도 용서하고 싶은,
그립던 것들마저 덤덤해지는,
풍경처럼 먼 산 바라보며
몇 번이나 노을에 물들 수 있을까.
산빛 물들어 그림자 지면
더 버릴 것 없어 가벼워진 초로의 들길 따라
쥐었던 것 다 놓아두고 눕고 싶어라.
내다보지 않아도 글썽거리는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김재진 시인의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미련도 후회도
놓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만 된다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이제 이 가을을 얼마나 더 볼 수 있을까...
마음 아파하지 않아도 될 텐데...
어디 먼 산 같은 기댈 수 있는 사람
있으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