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22 (화) travel light
저녁스케치
201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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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바람처럼 쉽게 바뀐다
꽃인가 하면 바위이고
시인가 하면 소설이고
배낭도 없이 너는 가볍게 여행한다
바지도 구두도 걸치지 않은 채
내가 없는 꿈속에서 울고 있을 때에도
너의 travel light의 좌우명은
좌우도 없이 잘도 계속된다
바위인가 하면 꽃이고
소설인가 하면 시이고

전화번호도 주소록도 갖지 않은 채
(의식도 무의식도 갖지 않은 채)

최승자 시인의 < travel light >


배낭조차 꾸리지 않은 채
바람처럼 훌쩍 떠나버리고 싶단 마음이 들 때가 있죠.
'멋진 바위산을 보러갈까'
'아니, 꽃밭을 걸어볼까' 하면서도
결국은 늘 떠나지 못하고 제자리지만
'이 정도 가벼운 여행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을거야' 생각하면
마음만은 가벼워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