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신가
몸의 안부를 묻는다
돌아앉은 등줄기가 서늘하다
골짜기마다 파스를 붙인다
네모난 추억 한 장
철썩, 골진 등줄기에 내려앉히면
낡은 시간에 세든 통증이 화끈거린다
그 화끈거림에 꿈을 묻고서야
잠시 빌리는 잠길
언제부터 통증이 한 식구가 되었는지
언뜻 보면 평화스러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몸서리치게 치열했던 날들
곁을 내어주며 달래야만했다
시간은 소리 없이 흘러가도
물길을 놓치지 않기 위해
결국 온몸을 내어주기 마련
몸을 섞는 두물머리에서
천연덕스런 강을 보며
아픔도 친구가 된다던
그 말,
내 몸의 말이 되어간다
박선희 시인의 <몸의 말>
젊어선 과묵했던 몸이란 녀석이
시간이 갈수록 말이 많아지죠?
무릎을 쑤시고
허리뼈를 쿡쿡 찌르며
틈만 나면 투정을 부립니다.
그래봐야 파스 몇 장으로 달래줄 뿐이지만...
몸이란 녀석에게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